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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식 산후조리가 필요한가? (중앙일보 인터뷰)

Author
관리자
Date
2009-11-1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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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원에서 마사지를 받는 산모. 마사지를 받으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 곳서 자란 한인 1.5세와 2세 영어권의 젊은 산모들은 부모들이 권하는 3.7일(3X7=21일) 산후조리를 왜 해야하는 지 이해가 잘 안된다. 하지만 최근엔 한국식 산후조리를 따르는 한인 1.5세나 2세도 적지 않고 타인종도 한인 산후조리원을 찾는다. 왜 한국식 산후조리가 필요한가? 산부인과 전문의와 산후조리 전문 간호사들은 "인종에 따른 연구 자료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정확히 짚을 수는 없지만 (한인은) 미국 여성과 체질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며 한국의 전통적 산후조리에 의학적 근거가 있다고 말한다.

◇ 왜 '3ㆍ7일'인가? 여성이 호르몬에 일대 변화가 생기는 것은 일생에 3번. 생리를 처음 시작할 때와 임신과 출산 갱년기 세 차례다. 그 중에서도 임신을 했을 때 호르몬 변화가 가장 크다. 이는 태아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으로 산모는 오히려 임신 전보다 건강한 상태가 된다. 입덧으로 음식 먹기가 힘든 기간이 지나면 사실상 소화기능도 강화될 뿐 아니라 숙면도 잘된다. 무엇보다 평소보다 면역력이 높아져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머리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고 나면 상황은 급전환된다. 10달 동안 품어 한 생명을 탄생시킨 만큼의 에너지가 몸 안에서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산후조리란 결국 아기 출산과 함께 소모된 산모의 에너지를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임신 전의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그럼 왜 하필 21일 즉 3주일인가. 의학적 근거로 볼 때 늘어난 자궁이 원위치로 되돌아 가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보통 3주일~4주일 걸리기 때문이다.

◇ 초유 수유를 강조하는 이유는 영어권의 젊은 산모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에 모유수유를 하지 않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왜 초유를 먹이라고 하느냐는 것이다. 산후조리 전문가들이 출산 직후 산모에게 실시하는 것이 산모의 겨드랑이 부분에서 시작해서 유선을 따라 유두까지 마사지를 계속해 주는 것이다. 이것은 초유가 잘 나오게 하기 위한 조치다. 초유는 출산하자마자 되도록 빨리 먹이는 것이 아기 뿐 아니라 산모의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 아기가 엄마의 젖을 ? ?때 엄마의 두뇌가 자극을 받게 되고 이 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자궁수축에 그대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3~4일 정도 초유를 먹이는 것을 시도하다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하는데 이때 중단하지 않고 계속 수유를 하면 7일~10일 정도가 되면 정상적으로 젖이 나오게 된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최근 미국 여성들 중에는 오히려 모유 수유하는 이들이 더 늘고 있다"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젖을 먹인 여성들이 배가 더 빨리 가라앉고 산후 회복도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왜 무거운 것을 들면 안되나 출산 후 자궁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불안정한 상태다. 이 때 무거운 것을 들면서 자궁에 힘이 가해지면 엉뚱한 자리에 자리잡게 된다. 이것을 자궁 후굴이라고 부른다. 자궁이 원래의 위치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굳어져 버리면 다음 번 임신과 출산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 족발을 권하는 이유 산모에게 권하는 음식의 대표적인 것이 미역국과 족발이다. 모두 영양학적인 근거가 있다. 미역국에는 요오드를 비롯해 칼슘과 철분 등 미네랄이 풍부한데 이같은 영양소는 젖의 분비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아기를 낳고 난 다음에 생기는 몸의 붓기도 회복시켜 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족발은 옥시토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젖이 많이 나오게 한다.

◇ 오로와 부부생활 오로란 태반이 아기를 낳을 때 자궁에 남긴 상처에서 나오는 분비불로 처음엔 빨간색에서 차츰 갈색 노란색 백색으로 변하게 된다. 출산 후 하혈은 보통 4주일에서 6주일 정도 지나면 그치게 된다. 오로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출산으로 인한 자궁 안의 상처가 아물었음을 뜻한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아기를 낳은 후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해도 안전하다고 말하는 시기가 바로 이 때이다.

◇ 자궁 마사지 자궁의 위치를 찾아 주는데 마사지는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방법은 산모를 반듯이 눕혀 놓고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배 전체를 마사지 한 다음에 위와 아래 방향으로 천천히 훑듯이 쓰다듬는다. 그 다음엔 양손으로 양쪽 옆구리에서 서서히 안쪽으로 밀듯이 배의 근육을 움직여주는 것을 반복한다. 일반적으로 아기를 낳은 한인 여성들이 미국 여성들에 비해 허리 주변과 아랫배 부분이 더 날씬한 이유 중의 하나가 산후조리 기간 동안에 자궁마사지를 받기 때문이다.

■ 샤워 금하는 이유는…옷 입을때 찬 공기, 관절 회복을 방해 아기를 출산할 때 여성의 자궁을 비롯해 골반과 모든 뼈마디가 늘어난 상태가 된다. 우리의 몸은 전체적으로 추울 때보다 따뜻할 때 유연하게 되어 원상태로의 회복력이 강화된다. 산후기간 동안에 샤워를 금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동안은 괜찮지만 몸을 닦고 나와 옷을 입는 과정에서 선뜻한 찬기가 느껴짐으로써 출산시 늘어난 몸의 근육과 관절들이 원상태로 회복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때 회복되지 않은 관절은 그대로 산후 후유증으로 남아 손마디가 시큰거리고 시리게 된다. 아플 때 제일 먼저 몸을 따스하게 해주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삐었거나 멍이 들었을 때 따뜻한 찜질을 하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찬 음식을 먹지 말고 되도록 땀을 내라고 하는 이유도 결과적으로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시킴으로써 몸의 기능을 보다 원활하게 해주기 위함이다.
<미주중앙일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