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의 고소한 매력, 요리로 느껴 보세요
이젠 누룽지가 별식이다.
온통 압력밥솥이 대세라 밥맛은 더 좋아졌지만, 구수하게 눌린 누룽지와 물을 부어 끓인 숭늉의 맛은 찾기가 힘들어졌다. 일부러 누룽지와 숭늉을 사먹기 위해 돌솥밥을 찾아간다. 이민생활의 뜨끈뜨끈한 별식이다. 아니면 마켓에서 봉지에 담긴 누룽지를 산다. 갓 만든 고소함은 덜하고 오래된 밥냄새가 날 뿐이다.
그 시작이 언제랄 것도 없이 무쇠솥에 밥을 지으면 솥 바닥에 눌어붙는 밥이 누룽지여서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우리 선조들의 후식 문화였다. 고슬고슬한 밥을 푸고 나면 바닥에 남은 누룽지를 후식으로 먹기도 하고, 부랑자들에게 적선하는 음식도 되었다. 혹은 약으로도 쓰였다. 허준의 동의보감을 살펴보면 누룽지를 '취건반'이라 하여 음식을 잘 넘기지 못하는 증상이나 소화불량을 해결하는데 달여서 먹는 약으로 사용했다. 밥을 할 때마다 누룽지를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누룽지의 인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누룽지를 만드는 전용 팬과 기계가 등장했고, 누룽지를 활용한 과자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무엇보다도 구수하고 바삭한 누룽지의 매력은 앞으로도 한국인에겐 잊혀질 수 없는 소울 푸드임에 틀림없다. 누룽지의 맛과 영양을 활용한 레시피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국물 음식에도 잘 어울리고, 달콤한 간식에도 제격인 누룽지 요리를 알아본다.
누룽지 불고기 바삭한 누룽지와 고추장 불고기가 만나면 매콤하고 고소한 감칠맛이 배가 된다. 여기에 채소까지 곁들이면 간단한 쌈누룽지를 맛볼 수 있다. 먼저 샤브샤브용이나 스키야키용 돼지고기를 준비한다. 고추장 불고기 양념(고추장, 물, 설탕, 물엿, 다진 마늘, 다진 파, 참기름, 참깨, 청주, 생강즙, 후춧가루)에 재운다. 무순은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빼고, 마늘은 편으로 썰어 놓는다.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누룽지와 마늘을 넣고 튀긴다. 달궈진 팬에 불고기를 굽는다. 접시에 튀긴 누룽지를 놓고 그 위에 불고기, 무순, 튀긴 마늘을 올린다. 무순 대신 파채를 올려도 향긋하다.누룽지 해물크림소스피자 오징어, 새우, 홍합살 등을 깨끗이 손질해서 한 입 크기로 자른 다음 기름을 두른 팬에 넣어 센불에서 재빨리 볶아낸다. 화이트 와인과 소금, 후춧가루를 뿌리면서 볶는다. 준비한 둥근 누룽지에 크림소스를 펴바른 후, 해물들을 올리고 피망과 양파를 동그랗게 썰어 얹은 다음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뿌린다. 375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0분 정도 구워낸다.누룽지 맛탕 예전에는 튀긴 누룽지에 설탕만 뿌려도 맛있는 간식이 되었지만, 이젠 영양가를 풍부히 살린 누룽지 맛탕이 인기다. 끓는 기름에 누룽지를 바삭하게 튀겨낸다. 튀긴 누룽지와 해바라기씨, 호박씨, 아몬드, 땅콩 등을 준비한다. 조청과 설탕을 3:1의 비율로 섞어 팬에서 자글자글 끓어오르면 누룽지와 준비한 견과류를 넣어 버무려낸다. 여기에 말랑한 가래떡을 썰어 섞어주어도 맛있다.
청국장 누룽지카나페 세계적인 셰프들의 모임에서 선보인 청국장 누룽지 카나페를 소개한다. 밥 두 공기에 청국장 2큰술을 넣고 잘 섞는다. 5cm정도로 동글납작하게 빚어 팬에 올려 누룽지를 만든다. 김치 반 포기는 국물을 짠 다음 잘게 썰고 참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볶는다. 깻잎은 돌돌 말아 곱게 채를 썰어 차가운 물에 담근 뒤 물기를 뺀다. 두부140g, 생크림100g, 아몬드가루1/2컵, 아가베 시럽2큰술, 레몬즙1과1/2큰술, 소금1/2큰술을 섞어 두부크림을 만든다. 만든 누룽지 위에 두부크림을 얹고 볶은 김치와 나머지 1큰술의 청국장, 곱게 썬 깻잎을 올린다
▶누룽지 만드는 법 1) 지퍼백에 밥을 담고 골고루 펴서 납작하게 만든다. 지퍼백을 가위로 자른 후 그 모양 그대로 팬에 굽는다. 2) 팬에 구워 만들 때는 숟가락에 물을 묻혀가며 찬밥을 고루 편 뒤 아주 약한 불에서 바삭하고 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오븐 팬에 구울 때는 찬밥을 넓게 펴 담고 320도 오븐에서 1시간 정도 굽는다. 현미밥, 잡곡밥, 흑미밥 등 다양한 곡식을 이용하면 영양이 풍부한 요리가 된다.
미주중잉일보 발췌글·사진=이은선 객원기자 -